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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 수기

이천청솔 합격후기

이천에 위치한 신성스럽고 편안한 용면의 언덕!

경희대학교 경영학과

정지웅

본문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 2023 수능을 보고 경희대학교 경영학과에 합격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저는 아마 범재(凡才)에 가까웠을 것입니다. 현역 때는 한 과목을 올리면 한 과목이 내려가고, 내려간 과목을 올리면 올린 과목이 내려가고. 머리를 싸매는 나날이었습니다.


 수능을 한 번 더 시도했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6월에 반수를 시작한 저는 9월 모의고사를 준비하면서 수학을 집중적으로 공부했는데. 1,4,1,1,1이라는 결과를 받고 고민에 빠졌습니다. 

 아마 범재에 가까웠을 것입니다. 소위 ‘큰 육각형’이라고 불리는, 모든 과목에 재능을 보이는 이들이 부러웠습니다. 좌절하다가, 저는 좌절하기보다는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하자는 생각으로, 떨어진 수학에 집중하기 위해 기숙재수학원을 알아보았습니다.

 그래서 수학에 집중하는 이천청솔기숙학원을 선택했습니다. 이것은 아이러니하게 제게는 동기가 되었습니다. 들어간다면 분명 상위 반을 노리기는 힘들겠지만, 오히려 저를 벼랑 끝으로 내몰아야 방법이 생길 것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당연하게, 입학고사에서의 점수는 예상대로였습니다. 56점.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흔히 우스갯소리로 말하는 ‘반타작만 넘어라’라는 말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점수였습니다. 그나마 국어와 영어가 받쳐 주어 두 번째로 높은 반인 H반에 들어갈 수 있었지만, 그렇다고 제 수학 성적이 오른다고 장담할 수는 없었습니다. 원하는 대학 라인 이상으로 가려면, 크진 않더라도 ‘육각형’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제 9월 성적은 육각형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범재는 천재와 어떻게 싸워야 할 것인가에 대해, 잘 알지 못했습니다. 아이러니하게 작년 수능 수학에서도 56점을 받은 저에겐 수학이란 너무나도 높은 벽이었습니다. 제 첫 목표는, 다음에 있을 반배치고사에서(그리고 마지막 반배치고사이기도 한) 최대한 높은 점수를 받아 최고반인 C반에 들어가는 것이었습니다. 수학을 잘하는 학생들과 같이 공부한다면, 무언가라도 얻어갈 수 있지 않을까. 최소한 공부하겠다는 동기라도.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이를 위해 점수가 제일 낮은 수학에 집중했던 만큼. 제일 기억에 남는 선생님을 꼽으라면 박기홍 선생님일 것입니다. 처음엔 ‘큰일났다’고 생각했습니다. 하루에 수학을 20~30문제씩 풀고 검사를 맡으라는 것입니다. 물론 쉬운 문제만 풀면 얼마든지 가능했겠지만, 그런 의도가 아님을 알았기에 문제풀이 검사를 시작하고 근 일주일간은 ‘뛰쳐나갈까’ 고민했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 이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대가가 없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창과 함께 휴식 시간, 수면 시간, 식사 시간을 같이 깎아나가야 했습니다. 다들 말하던 ‘양치기’가 이런 것인가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이 주일쯤 지났을 땐(하루에 못해도 8-9시간은 수학에 쏟아부었긴 했으나), 아무리 어려운 문제라도 대충 어디를 찔러야 할지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어디를 먼저 손대야 문제를 뜯어볼 수라도 있을지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반배치고사날, 전율했습니다. 76점이었습니다. 76점. 2등급과 3등급의 경계, 운이 좋다면 2등급, 운이 나빠도 꽉 찬 3등급이 나오는 점수였습니다. 작년 수능과 모의고사에서 4등급과 3등급을 왔다갔다하며 제발 3등급 끝자락이 나와달라던 제가, 2주만에 한 등급이 오른 것입니다. 거의 의심스러운 수준의 상승이었습니다. 시험지만 다시 배부해 줬다면, 날림으로 풀어서 운이 좋아 맞은 것이 있나 검사라도 해 봤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땐 단기적인 목표를 이뤘다는 기쁨이 더 컸습니다. C반에서의 생활은 H반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H반의 분위기가 빛이 풍성한 기독교 교회 같은 느낌이라면, C반은 공부만을 위한 수도원 같았습니다. 사실 생각해보면, 처음 C반 문을 열자마자 숨이 좀 막혔던 것 같기도 합니다. 다들 알 수 없는 아우라가 풍겼습니다. 예상은 어찌나 잘 맞는지, 모든 것을 끌어내 이루어낸 76점도 거기서는 그저 그런 점수였습니다. 

그곳에서도 이겨내려면 무언가 더 필요했습니다. 공부 외적인 무언가가 더 있어야 했습니다. 

그때 도움을 주신 선생님이 C반 생활담임선생님, 민경환 선생님이었습니다. 


 박기홍 선생님이 공부 자체에 큰 도움을 주셨다면, 민경환 선생님은 공부와 공부 외 전반에 걸쳐 도움을 주셨습니다. 저녁조회 때가 저의 가장 즐거운 시간이었다 할 정도로 많은 힘이 되었습니다. 비록 지나가며 하는 이야기였을지라도, 공부 방법에 관한 이야기, 컨디션 관리에 관한 이야기, 슬럼프에 대한 이야기, 인생에 대한 이야기 하나하나가 값졌습니다. 저를 돌아보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내가 바르게 공부하고 있는가, 내일이 있다는 이유로 오늘을 낭비하진 않았는가, 모르는 새에 슬럼프가 오진 않았는가, 내가 궁극적으로 무얼 위해 오늘을 이렇게 불태우고 있는가. 선생님이 던진 이야기 하나하나가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 되었습니다. 이는 각오를 다잡고 ‘오늘’에 집중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공부 쪽으로는 경제에 대한 상식을 가르쳐 주신 것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비문학에 경제 관련 지문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기본적인 상식을 알고 나니 ‘더 이상 상식이 부족해서 못 푸는 제재는 없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도 2022학년도 수능에서 브레턴우즈 지문을 3개 틀리고 경제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생겼던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면 작년과 다르게 수능날 아침 긴장이 되지 않은 게 이 덕분인가 합니다.  수능날은 저에겐 시험 이상의 시험이었습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아니라 ‘저 자신에 대한 시험’이었습니다. 내가 그동안 한 노력이 부끄럽지 않도록, 그동안 푼 문제들이 헛되지 않도록, 제게 가능한 모든 노력을 쏟아부어 주신 선생님들에게 욕되지 않도록 하는, test이면서 trial이었습니다.


 몸이 마음을 아는지, 작년과 다르게 수학 시간에 떨리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어서 풀어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가르쳐주신 대로 해나갔습니다. 천천히, 계산 과정을 깔끔하게, 계산 실수가 나지 않도록, 쫄지 않고. 왜냐면 이미 여기서 수백번 해 봤으니까.  결과는 작년 수능보다 원점수 21점 상승. 77점이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실망스러운 점수일 수도 있겠지만, 수능 현장에서 평소와 비슷하게 77점을 받았다는 것은 놀라웠습니다. 저에게 그동안 큰 벽이었던 수학을 넘었다고 생각하기에 충분했습니다. 4점짜리 고난도 문제를 5개 이상 맞춘 것과 같았습니다. 다른 과목이 현역과 비슷비슷하게 나왔다 하더라도, 이 덕분에 표준점수가 8점 가까이 올라 거의 수학만으로 대학 한 급간을 올린 것이 되었습니다.

 저는 그렇게 수능을 마무리했습니다. 작년과 똑같이 수능을 봤지만, 작년과 다르게 웃으면서 나왔습니다. 그래서 이천청솔기숙학원은 제겐 재수에 가장 큰 도움을 준 학원입니다. 50일밖에 있지 않았지만, 이천청솔기숙학원의 체계적인 교육과정과 정신단련이 없었다면 똑같이 웃으며 나올 수 있었을까요. 회의적입니다. 


 다시 작년 6월로 돌아간다 해도 9월 모의고사를 보고 여길 올 것이냐 묻는다면...6월에 올 것입니다.

 이 글을 보는 모두에게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랍니다.

 또한 저를 도와주신 국어 고대영 선생님, 박수경 선생님, 권수익 선생님. 수학 서영준 선생님, 영어 배형석 선생님. 사회탐구 남경석 선생님께 큰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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